#



과거, 사진이 생활의 전부가 되었던 때가 있었다.

잠들기 전에 내일 찍을 사진 혹은 가야 될 장소를 떠올리며 즐거워했었고 어떤 카메라로, 어떤 구도로 찍을지 고민하며 잠들던 떄가 있었다.

시간이 더 지나, 그런 생각들을 할 여유가 없을 만큼 일에 바빠지자 어느덧 사진에 소비되는 시간은 사치인것 마냥 한쪽 귀퉁이에 내팽겨쳐져 있었다.

마지막 사진을 찍은 결과물이 몇개월이 흐르고 나서도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언젠가는 정리할거라는 막연한 생각들로 자신에게 변명해오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무계획의 하계휴가를 맞아 하릴없이 시간을 축내는 것이 아깝고 무료함이나 달래고자 그동안 미뤄두었던 사진정리를 시작했다.

모니터를 보며, 하나둘씩 정리하면서 느낀거지만 하나의 이미지 속에는 여러개의 추억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오해. 무지함, 편협함, 이중적 행동,등등 못난이라는 단어를 연상케하는 사진들이 많아서 맘이 불편하기만 했다.


지금 알고 있던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괜시리 사진속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미안하고 고마웠던 소소한 기억들로 아련하게 젖어든다.


오랫만에 사진이 찍고 싶어지는 휴가 3일째의 밤이다.